퇴근을 앞둔 시간...전화벨 소리가 울렸습니다. |
발신자 정보에 "아빠" 라고 뜨네요 |
사실 지금껏 아빠의 전화를 받아본적이 없었죠.. 처음으로 그렇게 벨이 울려 아빠임을 확인했을때 무슨일이 있나 걱정하면서 전화를 받았답니다. |
아빠께서 말씀 하시기를 ---주말에 왜 전화도 없었냐구 전화기다렸다 말씀하십니다... |
전화를 기다리셨다는 말에 조금은 쑥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죄송한 마음이 들어 시간내서 집에 한번 들리겠다는 말로 핑계아닌 핑계를 대면 전화를 끊었습니다. |
아빠가 나를 보고싶었다고 ....전화 기다렸다고 하시는 말씀이 왜 이렇게도 마음 벅찬걸까요... |
이제 결혼한지 6개월이 지났네요...사실 예전부터 아빠와의 사이가 그다지 좋지 못했기에 어린시절엔 난 크면 빨리 결혼해서 집 나갈꺼다 집 나갈꺼다 주문아닌 주문을 외울정도였답니다. |
특별히 잘못한일이 없어도 사사건건 혼내시고 제가 하는일 하나하나가 못마땅하셨는지 아빠는 절 혼내려만 하셨어요 |
그런 아빠가 왜 그렇게도 미웠었는지 ....그렇게 미웠던 아빠이기에 빨리 아빠곁을 떠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네요 |
결혼을 앞두고 참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.... |
아무리 미웠고 나와의 사이에서 애정도 없다고 생각했던 아빠지만...막상 결혼을 한다고 생각하고 아빠의 곁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왜 그렇게 죄송한일 뿐이었는지.... |
사실 우리 아빠 건축현장에서 인부를 일하세요....아주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도 그 일을 하시죠.... |
중학교때였나 ...길에서 우연히 저를 보았는데 제가 아빠를 보고도 아빠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 모른체 지나쳤다며 저를 크게 혼내신적이 있었어요.. |
사실 저는 아빠를 보지 못했었지만 아빠는 제가 일부러 피했다고 생각하셨던 모양이예요 속으로 얼마나 서운하셨을지... |
괜히 속상해하셨을 옛일이 떠올라 무척 마음이 아팠답니다... |
아빠가 그러시더군요....니 결혼식날 울지 않을꺼라고...딸 시집보내 속 시원한데 왜 우냐고... |
한편으로 많이 서운하기도 하고 진짜 나에게 애정이 없는게 아닐까 의심도 많이 됐었답니다... |
나중에 알게된 이야기지만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집에 인사드리고 신혼집으로 우리를 보내고.... |
우리 아빠 엄마 부둥켜안고 우셨다고 하네요.....길을 걷다가도 제 생각에 눈물 지으셨다는 우리아빠.... |
무척 놀랍기도 하고 제 생각에 눈물 지으셨을 아빠의 모습에 저 역시 눈물 짓고 말았었죠... |
정말...부모의 사랑은 아무도 모르나봅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서운해하고 미워하고 그랬던 제 모습이 어찌나 부끄럽던지 제 마음을 아빠는 알고나 있을까요? |
아빠를 모시고 외출을 하던길 거리에서 본 아빠의 모습에 무척 놀랬었죠.. |
집에서 볼때는 여느때와 같은 그런 근엄한 아빠였는데 햇살에 눈을 찡그리시는 아빠의 얼굴에 어찌나 많은 주름들이 자리잡고 있었던지... |
우리 아빠 많이 늙었구나...하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물을 감추었답니다. |
그렇게 호통치시고 젊기만 하실거라 생각했던 아빠의 얼굴에 어느새 주름이 가득차 있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안쓰러워졌나봐요... |
그 모습이 가슴짠해지던걸 아빠는 알까요... |
얼마전엔 갑자기 아빠 생각이 나서 전화를 드렸죠.. |
일하고 계실 시간을 피해 점심시간에 전화를 드렸더니 상기된 목소리로 웃어주시며 좋아하시는 아빠의 모습에 자주 자주 전화드려야겠다 다시 마음 먹었답니다. |
그토록 당당하시고 호통치시던 아빠의 모습이 온데간데 없고 가족의 정이 그리워 자식의 정이 그리워 제 목소리 만에도 웃어보이시는 아빠의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지는군요 |
이래서 사람은 결혼을 해야 철이 든다고 하나봅니다... |
이미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와 부모님의 소중함이 느껴지니 전 이제야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. |
아직도 아빠에게 한번도 사랑한다 말하지 못했습니다. |
한번도 미안했다고 그동안 아빠를 미워했던거 정말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했답니다. |
큰딸로서 부모님의 힘이 되어 드려야했는데 아직 한번도 든든한 힘이 되어드리지 못했습니다. |
지금도 후회되는것은 결혼을 앞두고 왜 지금껏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지 못했는지....내 평생의 후회로 남을것만 같네요... |
하지만 입으로 말해내지는 못했지만 항상 제 마음 속에는 감사의 마음이 함께한다는것을 알아주실테지요.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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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빠...지금껏 큰딸로서 제대로 해드린것도 없어요 마음속 표현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아빠 고생하시는 것초차 모른체 했답니다. |
철없던 딸이지만 이 못난 딸을 보고파해주시는 우리아빠... |
점점 나약해지시는 아빠의 모습에서 그 동안 제가 얼마나 잘못한게 많았는지 새삼 느끼게 되네요 왜 그리도 미움으로 대했었는지 저 자신을 질책하게 되네요... |
아빠...이제 하나가 아닌 둘로 아빠 앞에 섰으니 우리 두사람이 아빠에게 정말 잘할께요... |
훗날 아빠를 생각하며 눈물 짓지 않게 정말 잘할께요... |
오래전 그때처럼 언제나 저희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으로 남아주세요.... |
지금껏 쑥스러워서 한번도 전하지 못했지만 오늘은 당당히 말하려 합니다. |
아빠 미안해요~그리고 아빠 사랑해요..오래오래 건강하셔야해요...아셨죠?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