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! |
따뜻한 햇살이 온누리를 골고루 비쳐주고, |
화사한 꽃들과 초록빛 잎사귀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이 아름다운 계절에 당신은 그 좋아하시던 꽃한송이, 풀한포기 보지 못한채 빈방에 혼자 덩그런히 누워계십니다. |
어린시절 |
학교에서 돌아오면 당신의 모습은 단아한 한복차림에 곱디고운 |
화단과 채마밭을 가꾸시는 모습이었습니다. |
그모습을 멀리서 보면 반가움에 |
뛰어가서 그 넓은 치마폭에 안기고는 했습니다. |
당신만의 향기를 맡으면서 어리광을 부리곤 했었지요! |
항상 집안을 정갈하게 가꾸시고, |
갖가지 꽃을 심으셔서 온동네를 환하게 만들곤 했던 당신! |
동네 이웃사람들도,장날 지나가시던 시골사람들도 꽃씨랑,꽃모종을 얻어가시곤 했었던 아쳬?기억들!! |
그런 당신이 세월의 흔적을 어쩌지 못해 이젠 하루하루 힘겹게 생명의 끈을 부여잡고 계십니다. |
십여년전, 그렇게도 사랑하시던 아들이 투병끝에 세상을 떠나자 |
삶의 의욕을 버린당신... |
밤이면 아파트 건너 외진곳에서 혼자 숨죽여 우시던 당신... |
그나마 말동무가 되어주시고 아픔을 함께 나누기도 하셨던 아버지마저 그다음해 세상을 떠나시자 더이상 삶을 지탱할 힘이 없으셨던 당신은 정신적인 공황상태로 빠지게 되셨지요! |
우울증이 진전되어 나타난 치매로... |
형만한 아우없다더니, 아무도 그런 당신을 돌보려고 하지 않아 |
막내인 제가 모시게 되었지요! |
하지만, 밤낮없이 죽은아들한테 가겠다고 우기시고, |
저녁에 퇴근하고 돌아오면 짐싸놓고 기다리시다 안된다고 짜증내는 딸의 말에 서운하셔서 몰래 집을 나가셔서 밤새도록 어디에서 헤매시는지 돌아오시지 않던 당신... |
그 숱한 나날을 전쟁치르듯이 보낸 5년의 시간들... |
그 고통도 부족해서 어느날 당신은 앞이 안보인다고 하셨죠! |
걱정스런 그말에 병원을 찾았으나, 이미 녹내장으로 앞을 볼 수가 없게 되셨고, 수술하게 되면 심장이 워낙 약해서 생존율이 50%라고 하시던 의사선생님의 청천벽력과도 같던 그 말씀... |
돌아서서 오던 길은 왜그리 자신이 한심스럽던지... |
하염없이 눈물만 흘러내렸지요! |
딸자식이라는 전 제 일만 급급했고,힘들게 하는 당신을 그저 원망만 하다가 이렇게까지야 오고 만것을... |
그렇다고 생존을 위한 직장생활을 포기할 수도 없어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듯이 그렇게 몇달을 지냈지요! |
기억력이 1분도 안되는 당신, |
이제 눈마저 볼 수가 없어서 온세상이 캄캄한 당신! |
저녁에 퇴근할때면 1초도 지체를 못하고 뛰어올때 머릿속은 온갖 불안감을 떨칠수가 없었지요! |
그러다 문을 열고 들어가 '엄마'하고 불렀을때 대답이 있으면 그 안도감이란... |
그런 시간들이 몇달간 지속되던 어느날! |
당신은 화장실에서 쓰러지시고 급기야는 엉덩이에 뼈가 금이 가게 되어 병원에서 수술하게 되었으나, 활동을 하실 수가 없게 되어 방에서만 지내게 되었고,점점 근육을 쓰지않아서 모든 근육이 퇴화되어 누워있게만 되었습니다. |
이젠 욕창과 가려움증으로 고통을 겪으시는 당신... |
오늘도 이 못난 딸자식은 혈액순환이 잘 안되어 퉁퉁부은 당신의 두발을 주물르면서 눈물과 한숨만 쉬고 있습니다. |
이렇게 좋은날, |
이렇게 아름다운날, |
아무것도 볼 수가 없이 누워서 고통을 겪는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기다리는 것뿐이란 사실에 제 자신이 밉고 한심할 뿐입니다. |
그래도 단 하루라도 더 더 더... |
옆에 계셔주시길 바라는 맘뿐입니다. |
아무리 힘이 없고 힘들게 하는 당신이더라도 당신이 있기에 |
든든하고, 의지하게 됨을 절감하면서 오늘도 당신이 있어서 |
감사합니다! |
'엄마! 잘못한게 많은 딸이어서 정말 미안해요!하고 |
말씀드리면, 괜찮아! 부모자식간에 미안한게 뭐가 있어!하시면서 제 손을 꼭 잡아주시는 당신!! |
오늘도 '엄마'하고 불러 볼 수가 있어서 전 행복합니다. |